다른 것과 틀린 것 멍멍이소리

요즘들어 다르다와 틀리다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아무런 문제 의식도 없이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당히 걱정스럽다. 견문발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혹은 구분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 주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엄연히 다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것이다. '다르다'를 써야할 상황에 '틀리다'는 표현을 넣는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결여된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사실 이런 식의 오류를 아무 문제의식없이 반복해서 범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작은 습관에서 기원한 타인에 대한 배타성은 사회갈등을 조장한다.
더불어 평등의 의미를 다른 것을 모두 같게 하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도 사회갈등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은 애초부터 같을 수 없다. 조물주가 처음부터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남녀를 '남녀평등'이라는 단어를 이용하여 완전히 동일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마치 개와 붕어를 같은 환경에서 같은 먹이를 줘야한다는 논리와 같다. 난 평등이란 나와 다른 사람을 충분히 인정하며,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지고,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겪으니 누가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의 병역에 대한 배려로 가산점을 주고, 대신 여성들이 출산으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모든 불이익을 제거하는 것이 진정 평등한 것이 아닐까. 도대체 여자도 군대를 보내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나, 남성도 애를 낳아보라는 주장을 하는 여성들은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 나와 다른 성별을 마치 틀린 성별이라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그야말로 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내가 이런 주장을 하면, 내가 비판하고 있는 의견들조차 나와 다른 것이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 주장은 '틀린 것이란 없다'가 절대 아니다. 세상에 명백히 틀린 것은 존재한다. 현 정부의 4대강 삽질같은 짓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틀린 행동이다. 4대강 사업이 왜 틀린 것인지에 대한 이유는 차치하고, 분명한 점은 '틀린 것'이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적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다른 것'을 '틀린 것'과 혼동하는 것이다.
나는 흡연자이지만 비흡연자들이 주장하는 바를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나도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들이키는 것은 싫다. 길을 걸어가며 담배를 피우거나, 명백히 금연 구역인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보면 혀를 차게 된다. 그러나 종종 극단적인 금연론자들은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흡연할 권리에 우선한다면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일부는 담배를 아예 판매하지 말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국가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흡연자 중에도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사람들이 많지만, 비흡연자의 극단적 의견을 뒤집으면 흡연자의 극단논리가 되므로 따로 예를 들지 않겠다). 서로 대립되는 권리에 대한 주장이 있는데, 서로에 대한 배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간단한 해결이 있지 않는가. 충분한 흡연 공간을 확보해주고 금연 공간에서의 흡연을 강력하게 제제하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의 정책은 '금연 구역'을 설정하는 방향인데 이는 결국 나머지 공간을 흡연 공간으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차라리 흡연 구역을 따로 지정하는 방향이 된다면 쌍방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흡연 구역이 충분히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스트레스를 풀 놀이 문화가 덜 발달된 경우 흡연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각 동마다 하나씩 흡연 구역을 만들어 놓고 나머지 공간에서 흡연을 할 시 법적 제제를 가한다면 그 또한 불평등한 일이 될 것이다.

결국 몇몇 갈등을 살펴보면 나의 권리만 중요하고 남의 권리는 나와 다르기 때문에, 혹은 내 권리가 더 우선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폄훼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현상은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분을 등한시하는 점이 매우 큰 원인이라고 본다. 단지 내가 쓸데없이 예민하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국어 사용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말은 사람의 내면을 표현한다고 하지 않는가. 사회갈등으로 피차 피곤하게 의미없는 논쟁을 하는 비용으로 차라리 한 발 물러서서 진짜 타협책을 찾아낼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들도 주지한 마음가짐으로 배려심을 조금씩 가져본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